서울과 인천, 경기도

용문동 남이장군사당

1-1. 서울특별시 용산구 용문동 남이장군사당

박계환 선생님의 설문지


서울 효창동의 금양국민학교에 근무하시는 47세 박계환 선생님은 어느 날 생소한 설문지를 받았습니다. 학교 근처에 있는 마을 제당에 대한 설문지였습니다. 마을 제당에 대해 생소했던 박계환 선생님은 근처 용문동에서 진행되는 남이장군사당제가 생각났습니다. 박계환 선생님은 근처에서 가장 큰 제당인 남이장군사당을 찾아갔습니다.

남이장군 제당 전경


박계환 선생님이 조사하신 남이장군사당은 12편 규모의 큰 기와 건물에, 내부에는 마루까지 있었습니다. 남이장군을 모시는 제당이지만, 박계환 선생님은 남이장군을 산신령의 신격이라고 설문에 답하였습니다. 또한 남이장군 제당은 사당위원회가 있어 그 곳에서 제관을 선발하고 제의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남이장군 사당의 제의는 4월 1일과 7월 1일, 10월 1일까지 한 해에 세 차례나 진행된다고 합니다. 제의에 올리는 음식은 일반 제사 음식을 올리고, 제의가 끝난 후에는 이 음식들을 나누어 먹습니다.

남이장궁 제당 세수지


흥미롭게도 박계환 선생님은 남이장군사당에 관련된 설화까지 기입해주셨습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1960년대 로부터 350여년전에는 남이장군 사당이 효창로 2가(현 효창동)에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어떤 양반이 말을 타고 원효로 2가에 있는 남이장군 사당 앞을 지나가는데, 말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자 검을 뽑아 말의 목을 쳤다고 합니다. 이후 양반이 남이장군 사당 앞에서 말의 목을 쳤다는 것을 알고 남이장군 사당에 절을 하며 잘못을 뉘우쳤고, 말의 피를 본 곳이라 하여 사당을 현재의 용문동으로 옮겼다고 합니다.

남이장군도


박계환 선생님은 당시 남이장군 사당의 사진을 찍어 설문지에 첨부하였습니다, 덕분에 당시 사당의 모습을 상세하게 알수 있었습니다. 박계환 선생님은 총 3장의 사진을 찍어서 첨부하였는데, 사당의 전경과 손을 씻는 세수지, 남이장군 그림이 그것입니다.

남이장군 사당 출입문


2023년 4월 국립민속박물관은 박계환 선생님이 조사하신 서울 용산구 용문동에 있는 남이장군 사당을 재조사하였습니다. 우리관에서 지하철을 타고 용산역에서 내려 남이장군 사당까지 걸어갔습니다. 용문시장을 지나 현재는 아파트 단지 사이에 위치한 남이장군 사당은 언덕 위에 있어 찾아가기 쉽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서울시 용산구 용문동 남이장군사당


박계환 선생님의 조사 이후 약 55년이 지난 현재도 남이장군 사당의 제의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해 연초 용문동 주민과 상인들이 지역의 안녕과 복을 바라며 굿을 진행하는 마을 사당으로 특히 당굿은 본래 3년에 한번씩 진행하였지만, 현재는 매년 남이장군사당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999년부터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서울의 문화유산이 되었습니다.

서울시 용산구 용문동 남이장군사당


남이장군은 최영장군과 같이 위대한 업적과 충정에도 불구하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인물입니다. 민중은 이러한 남이장군을 모시며 잡귀를 쫓아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으로 삼았습니다. 이것은 그가 생전에 위엄 있는 장군이었다는 점에서 잡귀를 쫓을 수 있는 주력(呪力)이 있다는 믿음도 적지 않게 작용하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