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인천, 경기도

이태원동 이태원부군당

1-2.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 이태원부군당

강성희 선생님의 설문지


서울 이태원에 있는 이태원국민학교의 42세 강성희 선생님은 마을제당에 대한 조사설문지를 받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이, 광복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미군이 주둔한 지역이었습니다. 또한 6.25전쟁을 겪으며 많은 피난민들이 유입되는 지역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배경을 가진 이태원에서 마을 제당을 찾기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러한 이태원에서 강성희 선생님은 동료선생님들과 학생들의 도움으로 이태원의 부군당을 찾아갔습니다.

이태원부군당에서 굿 하는 모습


부군당은 조선시대 지방관아 인근에 설치된 제당으로, 서울 도성 내 관청들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이태원은 당시 한양의 역원(驛院)이 있었고 근처 용산과 서빙고는 물류가 활발히 유통되던 주요 포구였기 때문에 부군당이 충분히 설치될 수 있는 지역이었습니다.

이태원부군당의 전각 외부모습


강성희 선생님이 조사하신 이태원부군당은 이태원 1동과 2동 사이에 있는 산 정상에 있었습니다. 대략 16평 규모의 기와집으로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진 당 건물과 40m 높이에 2m 둘레를 가진 느티나무가 당목으로 있었습니다. 그리고 강성희 선생님은 이태원부군당에 모셔진 신격을 고려를 건국한 태조 왕건이라고 적어주셨습니다. 이태원부군당 제의에는 모든 주민이 참여하며, 제의는 매해 정월과 4월, 7월, 10월에 진행하며, 그 중 특정한 날이 아닌 길한 날을 정해 제의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매해 네 차례나 진행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경우로 생각됩니다. 제의 전에는 주민들이 모두 근신하고, 제의가 끝난 후에는 음복과 동네회의를 진행합니다.

이태원부군당 비석


아쉽게도 강성희 선생님은 이태원부군당에 대한 그림이나 사진은 기록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강성희 선생님의 설문지 답변을 통해 이태원부군당의 당 건물과 신격, 제의에 대한 구체적인 부분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이태원부군당역사공원 입구


2023년 4월, 국립민속박물관은 강성희 선생님이 조사하셨던 용산구 이태원동의 이태원부군당을 재조사 하여습니다. 이태원부군당의 존재를 알았을 때 이국적인 이태원의 분위기에서 마을제당이라는 전통적인 가치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관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태원역에서 내려 이태원부군당으로 걸어갔습니다. 소위 힙(hip)한 분위기의 이태원 거리를 지나 언덕을 올라가니 이태원부군당역사공원이 나왔습니다.

이태원부군당 설명문


이태원부군당은 토지에 대한 소유권 문제가 있었으나, 2012년 최종적으로 마을로 명의가 돌아왔고, 마을에서는 부둔당 관리위원회를 만들어 이태원부군당을 이태원부군당역사공원으로 조성하였습니다. 강성희 선생님의 조사 이후 약 55년이 지났지만 현재도 축소된 규모로 4월1일과 10월 1일에 제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군당굿은 2009년 이후 중단되었습니다.

유관순 열사 추모비


현재 이태원부군당역사공원의 특징은 유관순열사 추모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일제가 군사기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유관순 열사의 유해가 실전(失傳)되었습니다. 이에 용산구 차원에서 유관순 열사를 비롯하여 독립운동가들을 위해 이태원부군당역사공원에 추모비를 세웠고, 현재는 유관순열사추모비 역시 제의의 대상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