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인천, 경기도

신길동 도당

1-3.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신길동 도당

신재희 선생님의 설문지


영등포구에 있는 도림국민학교에 근무하는 42살 신재희 선생님은 마을제당 설문지를 들고 학교 앞에 있는 신풍동 도당으로 향했습니다. 마을제당 설문지을 받은 신재희 선생님은 학교 바로 앞에 있는 도당을 보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재희 선생님은 동료선생님들과 주변의 동네주민들로부터 도당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신길동 도당 현판


신재희 선생님이 찾아간 신풍동 도당은 이름부터 사뭇 달랐습니다. 보통 도당이라는 이름은 한자로 都堂이 라 표기하지만 신풍동 도당은 禱堂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都堂은 말 그대로 마을의 제당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신풍동의 禱堂은 기도드리는 제당이라는 의미로, 禱堂은 과거 어선이 많이 왕래하던 지역에서 만들어져 제의를 진행하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신재희 선생님은 마을주민들을 통해 이 지역의 들 가운데 십자형의 강이 있고, 그 강으로 인천, 김포, 한강을 경유하며 어선이 많이 왕래 설명을 듣고 한강과 가까운 영등포 신풍동의 도당이 禱堂인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신길동 도당 무신도


신재희 선생님이 조사한 신풍동 도당은 기와지붕이 있는 건물로, 제당의 신격인 산신의 그림과 나무로 만든 제단이 있었습니다. 도당 이외에 예전에는 성황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으며, 마을의 안녕과 수호를 기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의 전에 진행하는 의례는 없으나, 제의가 끝난 후에는 음복을 진행합니다. 제의는 다른 마을 제당과 달리 매년 10월 중 날을 정해서 진행한다고 합니다. 제의 비용은 다른 마을 제당과 마찬가지로 주민들로부터 갹출하는데, 그 금액은 2~3,000원 정도입니다. 신재희 선생님은 그 밖에 제당의 외형이나 관련 설화는 기록하지 않으셨습니다.

신길동 도당 안내문


2023년 4월 국립민속박물관은 신재희 선생님의 조사를 바탕으로 신풍동 도당을 찾아갔습니다. 신재희 선생님의 조사 이후 약 55년이 지났고, 그 사이 신풍동은 신길 3동과 신길 5동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그만큼 많이 시간이 흘렀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신길 3동에 있는 도당을 찾아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영등포 역에서 내렸습니다.

신길동 도당 당 건물


좁은 골목길을 들어가 10분쯤 걸어가니 신풍동 도당이 나왔습니다. 당건물은 2002년 신축한 것으로, 1평 남짓의 벽돌로 지어진 기와 건물이었습니다. 현재 도당의 제의는 현재까지 이어져 매년 10월 3일 제의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신재희 선생님의 조사 시기와 달라진 점은 67년도에는 마을 주민들이 제의 비용을 준비하였지만, 현재는 구청의 지원으로 제의가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신길동 신기리 향우회


또한 신길동 이외 주변지역에서는 각각 제의를 진행하였으나, 현재는 구청의 지원을 통해 주변지역과 함께 제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을주민들은 현재 신기리향우회를 조직하여 제의와 제당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차원에서도 신길동 도당을 보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길동 도당제 현수막


신길동 도당과 그 주변 길목은 2018년 서울 골목길 재생 사업에 선정되어 현재 도당 주변 골목길을 정비하고,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 중입니다. 영등포에서도 신길동 도당을 문화관광지로 소개하고 있어, 도당을 단순한 마을 제당이 아닌 지역의 문화유산으로 가꾸고 보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