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인천, 경기도

검암경서동 당나무

1-5. 인천광역시 서구 검암경서동 당나무

조병모 선생님의 설문지


인천의 서곶국민학교에서 근무하시는 27살의 젊은 선생님, 조병모 선생님은 교육청에서 내려온 마을제당 조사지를 받았습니다. 아직 20대인 조병모 선생님에게 마을 제당과 제의는 어렸을 적 마을의 큰 행사였습니다. 조병모 선생님은 동료 선생님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통해 검암동에 있는 당나무를 알게되었습니다. 검암동은 학교에서도 제법 거리가 있는 곳이었지만, 조병모 선생님은 당나무로 출발하였습니다.

검암동 당나무


서병모 선생님이 알 수 있는 정보는 많지 않았습니다. 이 당나무의 이름은 따로 없지만, 20m내외의 큰 높이와 2m 둘레의 크기를 가진 나무였다는 것입니다. 따로 당건물이나 제단을 없고, 제의 역시 유교식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제의 전후로 따로 진행되는 행사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제의에는 마을 주민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명맥이 끊어진 것을 아닌 것 같습니다.

검암동 당나무


한편 제의의 특이한 점은 2년에 한번 씩 제의가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제의는 10월 야간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제비는 각 가정당 백미 세 가미니씩 갹출하고 있어 다른 지역보다 많은 제비를 조성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검암동 당나무 안내문


조병모 선생님의 조사를 바탕으로 국립민속박물관은 2023년 5월 인천 검암동을 찾아갔습니다. 조병모 선생님의 조사가 진행되고 나서 약 56년이 지난 지금 인천 서구는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미신타파 운동으로 인해 사라질 뻔했지만, 원래 천신제였던 이름을 산제사로 바꾸는 등 제의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검암동 당나무 제단


현재 검암동의 당나무에서 진행되는 제의는 조병모 선생님의 조사와 달리 매년 10월에 진행되고 있으며, 검암동의 세 마을인 상동,중동,하동에서 차례대로 제를 올리고 있습니다. 또한 인천서구문화원과 검암동 당제추진위원회가 주관하여 제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검암동 당나무 금줄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제당들이 무속인들의 기도하는 장소가 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검안동 당나무를 조사하였을 때 한 무속인이 당나무 앞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우리관 직원들은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당혹스러웠지만,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런 경우가 종종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무속인의 기도가 끝날때까지 약 40분 정도 조사를 중단하기도 하였습니다.

검암동 당나무 가지


검암동의 당나무는 서구에서 보호수로 지정하였고, 석재제단과 울타리를 설치하여 단순한 나무가 아닌 마을의 제의가 진행되는 장소이자 보호수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제 역시 인천 서구청장뿐 아니라 인천시의원, 서구의원등이 참여하는 지역행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