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인천, 경기도

백석동 흰돌

1-6.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흰돌

이응옥 선생님의 설문지


고양의 백마 국민학교에서 근무하시는 33세 이응옥 선생님은 교육청에서 내려온 마을제당 설문지를 받았습니다. 당시 고양군 중면에 있는 마을제당 중 흰돌 도당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제법 거리가 있었지만, 이응옥 선생님은 도촌천 부근에 있는 흰돌 도당을 찾아갔습니다.

백석동 흰돌


이응옥 선생님이 찾아간 흰돌 도당은 말 그대로 흰돌만 있는 제당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지역주민들과 학교 학생들에게 흰돌 도당에 대해 조사하였습니다. 흰돌 도당은 원래 다른 당건물이나 당목 없이 흰 돌만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흰 돌은 천지개벽 당시 물에 떠내려온 돌이라고 합니다.

백석동 흰돌


도당은 산신령을 모시고 있으며, 마을의 유지들이 무당을 불러 제의를 주관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따로 정해는 날이 아닌 무당이 날을 정해 제의를 진행하는데, 보통 봄에 날을 정합니다. 제의 전에는 목욕을 하고, 제의 후에는 따로 진행하는 행사는 없습니다. 제의 역시 다른 도당굿과 같은 절차로 진행합니다.

백석동 흰돌도당 입구


이응옥 선생님의 조사를 바탕으로 국립민속박물관은 2023년 5월 고양 백석동을 찾아갔습니다. 백석동의 흰돌 도당은 3호선을 타고 가면 바로 찾아갈 수 있기 때문에 지하철을 타고 출발하였습니다. 백석역에서 내려 약 10분 정도 걸어가 흰 돌 도당에 도착하였습니다.

백석동 흰돌도당 제단


흰돌 도당이 있는 백석동은 일산신도시가 개발되기 이전 고양시의 대표적인 농촌 마을이었습니다. 18세기 발간된 󰡔고양군지󰡕에 백석이라는 명칭이 있어, 이 시기에도 흰돌 도당이 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대 도당제는 고양문화원과 흰돌도당민속보전위원회에서 주관하고 있습니다.

백석동 흰돌도당 안내문


이응옥 선생님의 조사 이후 달라진 점은 더 이상 무당이 주관하여 도당굿을 하는 것이 아닌, 지역주민들이 모여 유교식 제의를 지낸다는 것입니다. 즉 마을의 무해무탈, 풍년 등을 기원하는 제례로써 굿을 하지 않는 동신제 성격을 띠고 있는 것입니다.

백석동 흰돌도당


일산신도시 개발로 백석동의 원주민들은 다른 지역으로 떠났지만 남아있는 소수의 원주민들의 노력으로 흰돌 도당은 본래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새롭게 이주해 온 주민들과 함께 매년 음력 3월에 도당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해 2019년을 마지막으로 도당제는 중단되었으나, 2023년 도당제가 재개되어 지역주민들이 다수 참여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