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는 글


민속연구의 고전,
『1967, 한국의 마을제당』




국립민속박물관의 한국의 마을제당 조사는 1967년 연말에 남은 예산으로 우연치않게 시작되었습니다. 1969년에 끝난 조사는 서툴렀던 조사 방법으로 인해 아쉬운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이 자료는 93년 출판될 때까지 20년 넘게 방치되었습니다. 하지만 5,942개 지역에 있는 21,211개 마을의 제당에 대한 전국 각지의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노고와 부족한 환경에도 통계자료를 만든 박물관 직원들의 열정이 담긴 조사였습니다. 다소 지역 간 편차가 있으나, 비교적 객관적 자료를 통해 각 지역의 마을제당이 가지는 특징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2023년, 우리관은 1967년 조사된 자료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현장을 방문하여 마을 제당의 모습과 제의의 진행 등을 확인하였습니다. 아직까지 잘 보존되어 제당과 함께 제의까지 전승되는 지역도 있었지만, 도시는 개발로 인해, 지방은 제의를 지낼 사람이 없어 제당과 제의가 완전히 사라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조사가 진행되었던 60년대까지는 도시와 지방 구분할 것 없이 마을 제당과 제의는 마을이라면 당연히 존재하고 진행하는 행사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마을제의가 지역축제가 될 정도로 귀한 문화유산이 되었습니다. 조사된 제당들을 살펴보면 마을에 있는 나무 한 그루, 산 속에 쌓여있는 돌탑 등 모르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정말 모르고 지나친다면 제당이 가지는 의미와 마을을 지켜주고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신(神)들까지 사라질 것입니다. 장주근 선생의 『한국의 마을제당』은 이렇게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나무 한 그루, 바위 하나에 담긴 의미와 그것에 담긴 사람들의 소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장주근 선생을 비롯하여 1967년 우연히 시작된 조사가 전국적인 조사가 될 수 있게 도와주신 당시 전국의 초등학교 선생님들과 부족한 환경에도 자료에 대한 분석과 통계에 힘써주신 박물관 직원분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만든 사람들




총괄: 권태효(민속연구과장)
기획: 정연학(학예연구관)
실무: 박수환(학예연구사), 유동화(학예연구원)
제작: SD&T (02- 548-8822)